롯은 눈을 들어 보니 울창하고 물이 넉넉한 평야가 보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번영의 징후들로 가득 찬 그 땅에 그의 마음은 곧바로, 가장 좋아 보이는 선택으로 기울었습니다. 성경의 묘사에 따르면 그 땅은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도 같았다고 하는데, 다시 말해 사람의 눈으로 볼 때 그곳은 풍요와 안전, 보장된 미래를 말해 주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동시에, 그것이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의 일이라고 상기시키며, 비옥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영적으로 극도로 부패한 실상이 있음을 드러냅니다. 보이는 것과 하나님이 아시는 것 사이의 이 긴장은, 우리가 유익해 보이는 것만을 기준 삼아 결정을 내릴 때 우리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얼마나 자주 우리는 여호와의 동산처럼 보이는 길, 관계, 기회, 계획들을 선택하면서도 정작 그 동산의 주인이신 주님께 그분의 뜻을 묻지 않고 지나치는지 모릅니다. 빛남을 복으로, 눈에 보이는 풍요를 하나님의 승인으로, 열린 문을 성령의 확실한 인도로 쉽게 혼동합니다. 성경은 롯을 악인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아브라함과 가까이 지내던 사람이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자연적인 눈에 이끌렸던 사람으로 보여줍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믿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믿음의 사람들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약속의 말씀을 자주 들으면서도, 여전히 겉모습만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본문은 우리로 하여금, 최근의 결정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들이 먼저 하나님의 발 앞에서가 아니라, 단지 우리의 눈앞에서만 이루어졌는지 솔직히 돌아보도록 초대합니다.
같은 이야기 속에서, 아브라함은 더 보기 좋은 곳을 따라 결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함으로, 롯이 먼저 고르고 남기는 것을 선택하겠다고 나서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롯이 요단 들판의 즉각적인 매력에 이끌려 움직일 때, 아브라함은 이미 그에게 땅과 자손을 약속하신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나아갑니다. 비록 눈앞의 형편은 여전히 불확실해 보였지만 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롯처럼이 아니라 아브라함처럼 사는 법을 배우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세상 “평야”들만큼 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을 때에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광야에서 사탄이 제안한 영광의 지름길을 거절하시고, 사람의 눈에는 실패처럼 보였지만 아버지의 눈에는 완전한 구원의 계획이었던 십자가의 길을 택하신 예수님을 보여 줍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뜻은 우리에게 종종 가장 빠른 길도, 사람들 눈에 가장 인상적인 길도 아닐 수 있지만, 언제나 우리 영혼에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참된 안전은 땅의 비옥함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있으며, 들판의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분의 보이지 않는 언약 속에 있음을 배웁니다. 믿음은, 우리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복을 재려 하지 않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바를 통해 복을 분별하기 시작할 때 성숙해 갑니다.
그럼에도 이 말씀은 우리를 경고만 할 뿐 아니라 위로하기도 합니다. 롯이 제한적인 선택을 한 뒤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그와 다루어 가셨기 때문입니다. 훗날 주님은 심판 전에 소돔에서 롯을 구해 내시려고 천사들을 보내시는데, 이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영적 근시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것이 성급한 결정들의 결과까지 지워 주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것에 더 이끌려 믿음보다 앞서 선택해 버렸을 때에도, 주님이 자기 사람들을 버리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 은혜는 더욱 분명해집니다. 그분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오셨고, 그 안에는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진 신자들, 지치고 얽매인 신자들, 그리고 오늘 돌아보니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되는 자리들 속에 있는 신자들까지 포함됩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이 우리가 모든 결정을 완벽히 해냈기 때문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아들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기로 결정하셨기에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러므로 롯의 이야기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지혜로운 회개로만이 아니라 감사한 쉼으로도 부름을 받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해서 우리를 내버리는 냉정한 투자자가 아니라, 책망하시고, 건져 내시며, 생명의 길로 다시 이끄시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이 확신은 우리가 오직 눈에만 이끌렸던 자리를 겸손히 인정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동시에 다시 주님의 인도를 구하며 돌아설 용기도 줍니다. 그러므로 비록 오늘, 과거의 선택들로 인한 쓴 열매를 거두고 있다 할지라도, 여전히 은혜가 있고, 여전히 길이 있으며, 여전히 당신의 삶 위에 뻗어 있는 손이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방식으로 눈을 들어 올리도록 권면합니다. 단지 롯처럼 평야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주님을 바라보고 그다음에 평야를 보라는 것입니다. 어떤 제안과 변화, 관계와 꿈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모든 것을 기도로 주님께 가져가고, 말씀을 펴며 진심으로 물어 보십시오. "아버지, 이것이 주님의 성품과, 주님의 나라와, 내 삶 속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조화를 이루는 길입니까?" 성령께서 당신의 기준을 다듬어 가시도록 내어 드리십시오. 그래야 하나님께서 이미 위험한 땅이라고 아시는 곳을, 아무리 비옥해 보여도 당신이 함부로 “동산”이라 부르지 않게 됩니다. 예수 안에서 당신은 과거의 포로가 아니라, 모든 골짜기와 산을 아시며, 당신 영혼의 참된 평안이 있는 자리를 정확히 아시는 목자께 인도받는 사람임을 기억하십시오. 주님께서 확증해 주시지 않는다면, 아무리 눈부신 기회라도 내려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눈에 보기에는 더 작고 단순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더 나은 것을 예비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당신 삶의 진짜 열매 맺음은 가장 물이 많은 평야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께 온전히 내어 맡긴 마음이라는 밭에서 자라날 것입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의 뜻은 선하고, 기쁘시고, 온전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오늘, 오직 보는 대로가 아니라 믿음으로 선택할 용기를 구하십시오. 그리고 아브라함을 인도하시고 롯을 건져 내신 하나님께서, 지금도 당신의 이야기를 세밀히 돌보고 계심을 믿고 쉬십시오. 소망 가운데 걸어가십시오. 평야 너머까지 보시는 그 하나님이, 당신의 걸음 하나하나를 지키시며, 결국 그리스도 안에서 참으로 약속하신 땅으로 당신을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