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함께 식탁에 앉으시는 하나님을 섬기기

창세기 18장 8절의 소박한 장면에서 우리는 아브라함이 엉긴 젖과 우유와 준비한 송아지를 손님들 앞에 놓고, 그들이 먹는 동안 나무 아래에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겉보기에는 단순한 그림 속에 하나님 앞에서의 섬김과 환대에 관한 깊은 신학이 드러납니다. 아브라함은 대충 아무 것이나 내어놓지 않고, 급히 부지런히 움직이며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것을 준비하여, 주님을 존귀히 여기려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그는 자신을 동등한 자처럼 자리에 함께 앉히지 않고, 서 있는 자세로 존경과 주의 깊음, 그리고 섬길 준비가 된 태도를 보여 줍니다. 여기에는 친밀함과 경외, 가까움과 거룩한 두려움, 우정과 복종이 귀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섬김 받게 하시고, 인간의 식탁에 앉으시며, 한 끼 식사의 소박함까지 내려오심으로, 자신의 백성과 인격적인 교제를 나누고자 하시는 뜻을 드러내십니다.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아무리 평범해 보이는 섬김의 몸짓이라도 주님을 위해 드려질 때 그것이 제단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밭과 부엌과 사무실과 거실이, 우리가 아브라함과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께 우리의 최선을 올려 드릴 때, 거룩한 장소로 변할 수 있습니다.

엉긴 젖과 우유와 송아지는 또한 믿음에서 나오는 관대함을 가리킵니다. 아브라함은 아직 약속이 온전히 성취되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이미 말씀하시고 이루시는 하나님을 믿는 자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 뒤에야 섬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길 위에서 섬기고, 기다림 가운데서 섬기며, 약속이 여전히 멀어 보이는 동안에도 섬겼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험을 받습니다. 만일 우리가 모든 것이 정리되고, 시간이 남아돌고, 풍족한 자원과 안정된 감정을 갖추었을 때에만 하나님을 섬긴다면, 어쩌면 우리는 실제로 최선을 드리고 있지 않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브라함의 본은, 오늘 우리가 가진 현실 속에서, 지금 우리 손에 있는 자원으로 섬기라고 우리를 부릅니다. 우리와 함께 식탁에 앉으시는 하나님이, 동시에 자신의 약속을 확증하시는 하나님이심을 신뢰하면서 말입니다. 진짜 믿음은 말과 선언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관대함, 준비된 마음, 그리고 실제적인 담대함의 태도로 드러납니다.

나무 그늘 아래 서서 그들이 먹는 것을 바라보는 아브라함의 자세는, 주의 깊고 언제든 응답할 준비가 된 마음을 보여 줍니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혹은 하나님이 무엇을 하실지 조종하기 위해 섬기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내어놓기 위해 섬깁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 진리는 절정에 이릅니다. 하나님의 아들 자신이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오셨고, 우리를 그분의 길을 따르도록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겸손히 섬길 때, 우리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죄인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신 예수님의 성품을 비추게 됩니다. 아브라함처럼 우리도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곧 깨어 있음과 순종, 성령께서 행하고자 하시는 바에 민감한 태도 말입니다. 우리는 공로를 쌓기 위해 섬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은혜에 의해 붙들렸기 때문에 섬깁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얻기 위해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우리에게 가까이 오시고 우리 가운데 거하시기로 결정하셨기 때문에 섬깁니다.

창세기 18장의 이 단순한 식사는,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여전히 삶의 평범한 자리 가운데서 자녀들을 찾아오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한 번의 대화 속에서, 한 번의 돌봄의 몸짓 속에서, 소리 없이 베풀어지는 한 번의 관대함 속에서 말입니다. 오늘 당신은 자신의 일상을 주님과의 만남의 장소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당신의 시간과 은사와 집과 재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음을 그분께 올려 드림으로 말입니다. 사랑으로 행한 작은 섬김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손에 들려질 때,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번성하고, 나무 아래의 한 끼 식사는 하늘과의 만남이 되며, 한 번의 환대의 몸짓은 하나님 나라의 표지가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일정을 다스리시고, 당신의 동기를 정결케 하시며, 하루의 모든 세부에 목적을 가득 채우시도록 내어 드리십시오. 비록 당신이 자신을 소박하고, 한계가 많고, 지친 사람이라 느낀다 해도 기억하십시오. 아브라함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던 바로 그 하나님께서, 오늘은 성령으로 당신 안에 거하시며, 당신을 그분과 함께 걷는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기쁨으로 섬기고, 약속을 신뢰하며, 그리스도를 위해 드려진 어떤 삶도 헛되지 않음을 아는 가운데 나아가십시오. 찾아오시고, 살피시고, 기록하시고, 갚아 주시는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으로 행한 모든 사랑의 행위를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